지난 겨울 정말 잘 사용했던 라부케 퍼퓸핸드크림 화이트나이트(백야)향에 대한 기록을 남겨보려 합니다.
이 향은 중성적이고 고급진 향으로 복잡한 향때문에 여름보단 겨울>가을>봄 순으로 사용계절을 추천하고 싶은 향입니다.
사용 계기
저는 핸드크림이나 바디로션 등을 여기저기서 받아서 여러가지 중에 그때그때 쓰고 싶은 제품을 골라서 쓰기 시작하는 편이에요. 그렇게 향이나 제품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그때그때 다른 향의 제품을 사용하게 되는게 나름의 즐거움이 있어요. 기대감도 좀 있고요. 약간 뽑기의 느낌 같은게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한번 쓰기 시작한 제품은 바닥을 보일때까지 끝까지 사용한다음 다른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집안 여기저기 쓰던 제품들이 굴러다니는게 지저분하고 제품 향도 쉽게 날아가버리고, 관리도 잘 안되서 안좋아하거든요.(화장품 뿐만 아니라 저는 뭐든 끝까지 바닥까지 깨끗하게 사용하는걸 좋아합니다. 그렇게 사용하는게 환경에도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물론 향수나 바디제품을 좋아하는 제가 환경을 생각한다는 게 어불성설의 느낌은 있습니다만.)
암튼... 작년 겨울부터 이 핸드크림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그냥 '이번엔 이거다' 하고 사용했지만 마침 겨울철에 꺼내어 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향이었습니다.
저는 '퍼퓸'이라고 제품명이 붙은 바디제품을 그닥 선호하진 않는데, 이유는 요즘들어 이 '퍼퓸'이 붙은 제품들은 다른 유명 향수의 어설픈 카피 향인 경우가 많고, 보습력은 좀 아쉬웠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 제품은 지금까지 제가 주로 사용했던 다른 핸드크림 제품들과 결이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패키지가 깔끔하고 심플하면서 뭔가 클래식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다른 핸드크림 제품들에 비해 향이 더 궁금하긴 했습니다.
라 부케 화이트 나이트(백야) 향
이 제품의 패키지에 있는 제품명이나 브랜드명이 그닥 눈에 들어오진 않아서, 이제서야 해당 브랜드에서 이 향에 붙인 이름을 인식했습니다. 백야... 왜 이 향을 백야라고 생각했을까... 향이 좋긴 하지만 막상 브랜드가 붙인 이 향의 이름을 알고나니 호기심이 들었어요. 왜 이 향을 백야라고 이름 붙였을까?... 하고요.
어쨌든 이 백야의 향은 제품 패키지처럼 드레시하고 클래식한 느낌이 드는 향입니다.
근데 레이스달리고 화려하고 여성스러운 느낌의 드레시함이 아니고, 뭔가 깔끔하면서 화려한 흑백의 드레시함.(역시나 저는 제품 패키지에서 향에 대한 첫인상을 얻은 듯 합니다.)
그러고보면 '백야'라는 이 향의 명칭이 적절한 것 같기도 하고요.
앞섶에 레이스나 리본이 달린 흰색 블라우스에 깔끔하게 검은색 바지나 치마를 입은 그런 복장에 잘어울릴 것 같아요.
저는 구체적으로 앞섶에 여러겹의 레이스 같은게 달린 흰색 블라우스? 셔츠?를 입고 검은색 바지를 입은, 얼굴이 창백한 젊은 백인 남작? 같은 이미지가 떠올랐어요. 섬세하고 신경질적인 이미지의, 이마에 신경선 같은 힘줄이 푸르고 얇게 비치는 젊은 남작. 완전 높은 신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평민 신분도 아닌... 자본주의적으로 표현한다면 중산층 느낌? 너무 구체적일까요?ㅋㅋ
그리고 이 향에서는 중성적인 느낌이 났습니다. 꽃향 베이스가 아니어서 그런 것 같아요.
또 여리고 어린 느낌은 아니지만, 젊고 섬세한 느낌의 향이었습니다.
저의 경우 여리고 어린 느낌은 향 자체가 좀 단조롭고, 옅으면서 꽃향스러운 냄새에서 오는데, 이 향은 여러 향이 복합적이고 꽃향스럽지도 않고 옅지도 않아요. 그렇다고 짙지도 않은 이 밸런스가 여리지는 않지만 섬세한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 무채색의 복장을 즐기고 대체로 세미 정장이나 정장을 즐겨 입는 분들이 사용한다면 '이 사람... 좀 지적이고 섬세한듯?' 이런 느낌을 줄 것 같습니다.
패키지의 폰트 느낌때문인지... 향의 특성때문인지.. 지적인 느낌도 가미된 것 같아요.
옷을 입는다면 면티셔츠도 아니고, 시폰느낌도 아닌, 좀 두꺼운 느낌의 블라우스 천 같은 느낌이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퍼퓸'이라는 명칭이 붙은 제품들은 그 이름에 너무 집착을 하는 것인지... 향이 짙은 경우가 많은데, 이 향은 그렇게 짙진 않습니다. 대신 좀 오래가는 느낌이 있어요. 로션이나 크림 제형으로 된 바디제품이 대체로 그런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냥 향수보다는 이런 바디제품을 더 선호하는 편이기도 합니다. 강한 향도 바디제품으로 쓰면 그 강하고 날카로움이 라운딩 되는 느낌이 있거든요.
어쨌든 '퍼퓸'이라는 말이 붙은 제품 치고는 너무 치고나오지 않는 향이라는 것.
그러면서 은근 지속성이 있고, 향이 복합적이어서 섬세하고 지적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향을 분류할때 저는 과일향, 꽃향, 인공향으로 크게 구별하는데.
이 향은 인공향에 속합니다.
향기로운 나무향과 아주 약한 약초 향같은게 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잘 맡아보다 보면 오리엔탈릭한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이런 나무향스러운 냄새가 주로 중성적인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베이스 향의 질리지 않는 나무향스러우나 나무향이 아닌 것 같은 냄새는 어디선가 맡아본 느낌인데 기억이 안납니다.
근데도 흔한향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어요.
한마디로 친숙한 느낌이긴 한데, 흔한 느낌은 아닌 향이라고 표현해야 겠습니다.
대부분의 향은 꽃향이나 과일향이 많아서, 이렇게 중성적인 향이나 나무향 베이스는 좀 희귀한 향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이런 나무향 느낌의 베이스에 자주 사용되는 향이 있는 것 같은데, 우드향은 잘못 사용하면 가끔 저는 메스꺼움을 느낄때가 있어서 자주 사용하진 편입니다. 근데 깊이 있고 좋은 향은 이런 나무향이 사용된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향기로운 나무냄새의 느낌으로 이 향을 사찰의 향냄새로 생각하는 분들도 소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본격적인 향 냄새는 아닙니다.
주로 느껴지는 냄새는 향기로운 나무냄새와 라벤더향으로... 보통 이런 향에서는 우드, 라벤더, 유칼립투스 향이 꼭 들어갔던 것 같아요.
아니나 다를까 이 제품의 패키지 뒷쪽에는 향조가 표기되어 있는데, 우드, 라벤더, 유칼립투스 향이 콕콕 박혀있습니다.
탑노트의 레몬그라스, 그린노트는 어떤 향일진 모릅니다만 풀잎향 같은 냄새일 것 같은데, 전혀 풀냄새 스러운 향은 아니었습니다. 가끔 이렇게 전혀 뜬금없는 향이 향조로 포함된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사용감
저는 바디용품에 크게 보습력을 기대하진 않는데, 저는 주로 향을 보고 사용하거든요.
근데 이 제품은 보습력이 꽤 좋았습니다.
향이 겨울에 제일 잘 어울리는 만큼, 제형도 겨울에 잘 맞는 제형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흰색의 크리미한 제형으로 전형적인 '핸드크림'이라고 할 수 있는 제형이었습니다.
그래서 소량 사용해도 촉촉함이 유지되는 편이었어요.
앞서 제가 리뷰했던 '희유당'의 바디로션 정도 이상의 꾸덕함이었는데, 우리가 흔히 꾸덕한 크림이라고 하는 그런 정도의 꾸덕함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여름엔 향과 더불어 좀 텁텁한 느낌이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패키지
신기한게 이 제품은 패키지의 글자가 그렇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뭔가 글자라기 보단 장식적인 느낌이 강한 폰트였어요.
글자크기가 일관되게 큰 느낌도 그렇고요.
그래서 이 제품을 사용하는 내내 한번도 제품명을 읽어볼 생각을 안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왜 그랬는지 참 신기합니다.
그래서 아마 이렇게 리뷰를 하지 않았다면 이 제품의 브랜드 명도 몰랐을 것 같아요.
정말 유명한 브랜드가 아니라면 이런 점은 좀 단점이 있을 것 같아요.
디자인적으로는 참 좋지만, 제품의 패키지에서 폰트를 좀 바꾸거나 최소로는 글자크기를 좀 줄이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브랜드명이 사용자 뇌리에 뿌리내려야 하니까요.
이 제푸은 향이나 사용감, 패키지도 전반적으로 마음에 드는 제품이었어요.
만약 향수라인으로 이 제품과 같은 향이 나온다면 사용도 해볼 것 같습니다.
근데 보통 크림이나 로션의 향은 향수로 뽑았을때 향이 동일한 경우를 거의 못봤습니다.
크림이나 로션의 향이 마음에 들어서 향수를 사용하면 마음에 안드는 경우가 많았고, 반대의 경우는 오히려 더 선호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겪었습니다.
크림이나 로션은 왜 그런지 약간의 밀키한 향과 날카롭게 강한향은 부드럽게 라운딩되는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
크림과 로션은 피부에 직접적으로 바르는 만큼, 뭔가 밸런스 조절을 하는 것 같아요.
해당 샵의 사이트를 방문해서 보니, 오드퍼퓸이 있었는데, 과연 저의 우려와는 달리 향이 동일하게 잘 나왔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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